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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반 소개글 모음 (As You Were / BE /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Liam Gallagher - As You Were

오아시스(Oasis)는 이제는 정말 과거가 되었다. 맨체스터 출신의 갤러거 형제는 18년이라는 짧지 않은 활동을 이어왔고, 대립과 반목이 밴드의 미덕인 마냥 연신 불화의 뉴스를 만들어냈다.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결국 해체로 이어졌다. 이들이 작별한지가 벌써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해체 이후에도 갤러거 형제는 새로운 창작물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서로를 견제라도 하듯 개별 작품들을 발매해왔다. 특히 리암은 형보다 한발 앞서 후속 밴드 비디 아이(Beady Eye)를 결성했고, 기타리스트 젬 아쳐(Gem Archer)와 앤디 벨(Andy Bell), 드러머 크리스 샤록(Chris Sharrock)를 가세시키며 전 오아시스의 멤버들로 새살림을 차렸다. 앨범 타이틀은 그야말로 도발이었다. "기어는 다르지만, 여전히 달려간다." <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2011). 이정도면 형에 대한 '반기'가 아닌 '무시'였다.


같은 해 노엘 갤러거는 그의 솔로 프로젝트를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로 이름 짓고 동명 타이틀의 데뷔작 <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2011)라는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로써 그들의 해체에서부터 시작된 '오아시스의 재결성'이라는 팬들의 원대한 꿈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형제는 각자 다른 멤버로 오아시스의 주요 레퍼토리를 주력으로 투어를 시작한다. 하지만 동생의 객기(客氣)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음반이 망하면 다시는 레코드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한 비디 아이의 두 번째 앨범 < BE >(2013)는 참패로 돌아갔고 평단과 팬 모두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이듬해인 2014년 결국 밴드를 해체하고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야속한 형은 더욱 견고해진 두 번째 솔로 작품 < Chasing Yesterday >(2015)로 창작력의 건재함을 알렸다. 여기까지가 오아시스 해체 이후의 리암 갤러거와 형인 노엘 갤러거의 음악적 행보에 대한 갈무리다.


25년여의 음악 생활 동안 밴드의 구성원이 아닌, 그리고 매니지먼트의 별다른 도움이 없는 혈혈단신의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왔는지 기억해내야 했다. 오아시스라는 거대한 그림자와 형의 부재는 아티스트이자 창작자로서 이제는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고, 이를 떨쳐내야 하는 것은 온전하게 그의 몫이었다. 좋든 싫든 이 꼬리표는 영원히 그를 따라 다니게 될 것이다. 이제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야 하는 상황. 사실 그는 독재자였던 노엘과의 활동 시에도 멋진 창작물을 선보이며 팬들을 놀라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 예가 오아이스의 < Heathen Chemistry >(2002)의 수록곡 'Songbird와 마지막 앨범 < Dig Out Your Soul >(2008)의 대표곡 'I'm outta time'이 그 좋은 예다.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면 그의 솔로 작업은 특유의 거친 입담, 그야말로 리암다운 모습으로 소식을 알렸다. 늘 문제가 되었던 트위터를 통해서다. 욕이 절반인 그 내용은 이렇다. “솔로 음반이라니, 돌대가리 새끼들아! 난 xx가 아니야!(Solo record are you fucking tripping dickhead im not a cunt LG X)” 이는 2016년 1월 4일의 그의 트윗이다. 다소 격하지만 복귀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말 바꾸기의 황제 리암 갤러거는 불과 7개월 만인 8월 25일 새로운 포스팅을 남긴다. “공식적으로 알린다. 나는 xx다.(It's official I'm a cunt LG x)” 격조하게 그의 소식을 접했던 팬이라면, 이제 진짜 제정신이 아니구나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이 오아이스 프론트맨의 솔로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은 곧장 < 큐 매거진(Q Magazine) >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고, “새로운 레코드는 핑크 플로이드나 라디오헤드 음악처럼 생각하며 들어야 할 필요가 없다. 여유롭고 편안한(Chin-out) 음악이다.”라며 공식적인 솔로 데뷔 활동에 대한 출사표를 던졌다.


휴지기 동안 런던의 자택에서 써낸 묵직한 소울-록 'Bold'는 워너 브라더스와 새로운 계약을 부족함이 없는 최상의 트랙이었다. 그를 기다려온 팬들의 사랑을 받을만한 수려한 멜로디를 간직했다. 그의 솔로 데뷔 작업의 시작은 그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공동 작곡'에 대한 워너 브라더스의 제안에서부터 본격화되었다. 무엇이 문제가 되겠느냐는 리암의 오케이 싸인으로 명 프로듀서 그렉 커스틴(Greg Kurstin)이 든든한 조력자로 가세했다. 그는 아델(Adele)에게 팝씬의 새로운 여왕의 면류관(冕旒冠)을 바치게 한 'Hello'의 공동 작곡자이자 벡(Beck), 시아(Sia), 푸 파이터즈(Foo Fighters), 핑크(Pink) 등 쟁쟁한 뮤지션들과 합을 맞춘 안성맞춤의 프로듀서다.


까다로운 성향의 리암이었지만 작업의 진행은 의외로 환상적이었다는 후기를 전하며 그렉 커스틴에 대한 큰 신뢰를 보였다. 곡에 대한 주된 아이디어를 리암이 가져오면 많은 대화를 통해서 곡을 가다듬고 차근차근 완성해나가는 방법이었다. 이들의 첫 결과물이자 첫 데뷔 싱글인 'Wall of glass'는 캐치한 코러스 라인과 트렌디한 기타, 베이스를 중심으로 짜인 다양한 악기의 하모니가 압권이다. 오아시스 스타일의 수많은 히트 싱글 레퍼토리와 함께 리스트를 꾸려도 어색함이 없다. “거대한 기타 훅+흥겨운 멜로디+요동치는 리듬+리암 갤러거의 목소리'라는 위대한 오아시스의 혈통까지 완벽하게 이어받으며 '히트 공식'에 확실하게 적용시켰다. 리암이 만들어낸 새로운 버젼의 'Supersonic'에 많은 팬은 찬사를 보낼 것이 자명하다.


'Wall of glass'의 성공적인 녹음이 좋은 시초가 되었다. 'Paper crown', 'Come back to me' 그리고 'It doesn't have to be that way'는 킹크스(The Kinks) 스타일의 사이키델릭 록과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와 같은 클래식 록을 러퍼런스로 삼은 작품들이다. 이 모든 곡을 그렉 커스틴과 함께 프로듀싱하고 직접 연주했다. 항상 존경해 마지않는 1960~70년대의 록밴드들에 대한 존경과 경외를 현재의 방식과 자신만의 스타일로 녹여낸 것이다. 런던에서는 새로운 파트너로 낙점된 댄 그레치 마가렛(Dan Grech-Marguerat)과 합을 이뤘다. 그 역시 킨(Keane), 쿡스(The Kooks), 백신스(The Vaccines)와 같은 아티스트들과 수많은 수상경력을 갖춘 탁월한 능력의 프로듀서다. 런던 세션의 뮤지션들에는 기타리스트 마이크 무어(Mike Moore)와 키보디스트 마틴 슬래터리(Martin Slattery), 드러머 댄 맥도걸(Dan McDougall) 등이 포함돼있다. 자연스럽게 리암 갤러거는 이들과 라이브 밴드 라인업도 구성한다.


지금의 리암 갤러거를 있게 해준 아티스트를 뽑자면 단연 비틀즈(The Beatles)와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존 레논(John Lennon)은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심지어 아들의 이름을 레논(Lennon Francis Gallagher)라고 지었으며, 자신이 존 레존의 환생이라는 허언을 했을 정도니 그의 모든 음악에 존 레논의 숨결이 녹아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엇보다도 리암 갤러거는 발매 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음악을 단 한 곡으로 집약했다. 바로 존 레논의 'Cold Turkey'다. 단순명료한 비유지만 이보다 더 확실한 설명은 없을 것 같다. 'You better run'은 비디 아이의 데뷔 앨범 수록곡 'Beatles and stones'와 같은 방식으로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았다. 작법의 스타일은 물론이거니와 비틀즈의 'Helter skelter'와 롤링 스톤즈의 'Give me shelter'의 제목을 가사에 차용하는 센스를 보였다. 'Universal gleam'는 존 레논이 작곡한 비틀즈의 마지막 싱글 'Real love'의 멜로디를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발라드다.


리암 갤러거의 첫 솔로 앨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모든 노래와 이를 구성하는 파트 모두가 저마다의 목적이 있다는 점이다. 활기차게 넘실거리는 보 디들리 비트(Bo Diddley beat)가 인상적인 'Greedy soul'은 감사할 줄 모르고 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리암 갤러거의 새로운 대표곡이 될 세 번째 싱글 곡 'For what it's worth'에 대해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용서'에 대해서 노래하고 싶었다. 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알고 있는 모두에게 말이다. 나는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서툰 사람이다. 이 노래를 대신에 모두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군더더기라 할 것도 없고, 잘라내야 할 것도 없다. < As You Were >는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스토리의 단면을 명확하게 전달하게 한다. 그의 메시지는 바로 '감사'와 '용서'다.


형 노엘은 < Who Built the Moon? >(2017)라는 세 번째 솔로 프로젝트의 발매를 11월에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아쉬움은 변함없이 현재로 이어진다. 형제가 제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선보인다고 해도 전 세계 모든 팬의 관심사는 오로지 오아시스만을 향한다. 해체 이후 지금까지 대부분의 인터뷰 첫 질문은 오아시스의 재결합에 관련한 것이었으니 이들을 향한 사랑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이에 대해 리암 갤러거 모든 것이 준비돼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노래들을 들려주고 비디 아이의 곡을 연주할 수도 있다. 그리고 형만 허락한다면 오아시스 활동에 대한 희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게 무엇이든 자신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에 대해 명확해졌다. 이제는 다시 사람들 앞에서 그들이 기다리던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 As You Were >의 선율은 멜로디 마에스트로인 형 노엘 갤러거의 재능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차고 넘친다. 언제나 존 레논이 되고 싶었던 로큰롤 키드의 성찰(省察)은 < As You Were >라는 이름으로 완성되었다.


by 신현태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8831



Beady Eye - BE

노엘 갤러거를 제외한 오아시스 멤버 전원이 함께 이뤄낸 새로운 시작 ' 비디 아이'

전작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이후 공개되는 2년 만의 새 앨범 BE

featuring 'Flick of the Finger’, ‘Iz Rite’ ‘Second Bite of The Apple' and more..!!

Yeah Yeah Yeahs, TV On The Radio의 프로듀서 Dave Sitek (데이브 시텍) 프로듀싱으로 화제! “밴드로서 또 한번의 진화를 보여주는 2013년 최고 기대작!”


2013년 4월, 신곡 ‘Flick Of The Finger’와 함께 두 번째 정규 앨범 제목이 [Be]가 될 것임을 공표한다. 프로듀서로는 TV 온 더 라디오(TV On The Radio)의 데이브 시텍(Dave Sitek)이 기용됐는데 꽤나 의외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데이브 시텍은 예예예스(Yeah Yeah Yeahs)나 라이어스(Liars), CSS 등 동년배, 그것도 뉴욕 출신 인디 성향의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주로 작업해왔기 때문이다.


일단 앨범의 커버 사진이 인상적이다. 이 커버 사진은 6, 70년대 런던을 대표하는 잡지 노바(Nova)의 아트 디렉터, 그리고 사진작가인 해리 페치노티(Harri Peccinotti)의 작품이다. 주로 여성을 다룬 에로틱한 사진들을 촬영해 온 그인데 이 커버 사진의 경우 해리 페치노티가 자신의 와이프를 찍었던 사진이라고 한다. 이런 사진을 선택한 것은 확실히 비디 아이가 싸이키델릭 시절을 복원하려 한다는 듯한 제스처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비디 아이의 신작 [Be]를 두고 리암 갤러거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이후 오아시스가 만들어야 했던 작품'이라고까지 언급하면서 '우주 바깥으로 발사되어지는 로큰롤'이라 표현했다. 우주적인데다가 금관악기가 다수 들어간 로큰롤은 사실 90년대 한창 잘나가던 시기의 스피리추얼라이즈드(Spiritualized) 스럽다는 느낌 또한 준다.


자신들이 언급한대로 전반적으로 스페이스-에이지의 기운, 그리고 싸이키델릭한 내용물을 담아냈다. 최근 몇 년간 댄스 뮤직이 차트와 클럽을 정복해내고 있는 가운데 정통 록 밴드들은 빛을 잃어가고 있는 듯 싶었다. 게다가 -원 디렉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국 출신 아티스트들 또한 미국 아티스트들에 눌려 힘을 잃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디 아이는 '로큰롤은 이렇게 하는 거다' 하는 태도로 갑자기 나타나 멋진 한 장을 완성시켜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6,70년대 영국 록의 훌륭한 점들이 현대적으로 해석된 채 웅장하게 울려갔다. 그리고 여기에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가 장착되어있는 것만으로도 곡은 어떤 설득력을 갖게 된다. 오아시스 시절에도 그랬지만 노엘이 쓴 곡을 최종적으로 '로큰롤화' 시켜내는 것은 결국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였다. 확실히 그의 목소리에는 곡을 바꿔내는 마법 같은 것이 존재한다. 어떤 의미에서 오아시스의 사운드는 비디 아이의 앨범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로큰롤에 필요한 혈기, 그리고 적당한 약 기운만이 있을 뿐이다. 좋은 의미에서든 그렇지 않은 의미에서든 어찌 보면 노엘이 이끌던 오아시스에서는 절대로 이런 곡들이 태어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후기 오아시스 보다는 어떤 밴드적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간다는 기분이 든다. 이제 막 시작하는 밴드의 에너지나 초기의 순수한 충동 같은 것도 비춰진다. 세 명 모두 멋진 곡들을 써갔으며 이 밴드의 민주적 송라이팅 정책이 강조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그런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오아시스 시대와는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변함없이 음악에 대한 열정과 투박한 자세, 그리고 브리티시 로큰롤과 블루스에 대한 이들의 애정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 나는 자신 있다. 그것은 '오만'이 아니라 '자신'이다.”

- 리암 갤러거



Beady Eye -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오아시스 해체 후 탄생한 그 첫 번째 결과물!

노엘 갤러거를 제외한 오아시스 멤버 전원이 함께 이뤄낸 새로운 시작, Different Gear, Still Speeding

강렬하고 생생한 복고풍 사운드로 가득한 2011년 최고의 화제작! The Roller, Four Letter Word 등 수록!


* 2011년 반드시 들어봐야 할 앨범 1위!

* 만약 리암 갤러거가 가장 위대한 프론트맨이라면, 이번 앨범은 그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비디 아이"로 또 하나의 위대한 영국 기타 밴드를 만들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Q Magazine

* 비디 아이는 끊임없이 큰 소리를 내고 전속력을 내며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 Clash Magazine

* 비디 아이가 있기에 세상은 더 밝아졌다 - Mojo

* 여전히 미친 듯 강렬하게 내리친다 - Loaded

"비디 아이의 앨범은 Definitely Maybe 만큼 좋은, 혹은 그를 능가하는 앨범이 될 것이다" - 리암 갤러거


오아시스 해체라는 2년 전의 초특급 뉴스를, 그러나 이제는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 리암 갤러거가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함께 오아시스에서 뛰던 베이시스트 앤디 벨과 기타리스트 겜 아처, 그리고 드러머 크리스 셰록과 밴드를 결성했고, 비디 아이라는 이름으로 새 앨범을 막 발표했다.


비디 아이가 완성한 음악의 첫인상은 사실 오아시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디 아이,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새 이름이 익숙지 않은 리암의 새 밴드는, 지난 20년간 전세계인의 귀에 못을 박다시피 했던 그 익숙한 리암의 목소리가 사운드의 핵심이자 중심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과 다를 바 없이 심드렁하게 가사를 읊고 태연하게 선율을 따른다. 그토록 우리가 오래 들어왔으면서도 여전히 기다리는 목소리,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불변의 목소리가 일단 앨범의 근간이다.


그러나 재생이 이어지면 그 익숙한 목소리 이상의 사운드를 만난다. '스트레이트'와 '노이즈'를 키워드로 하는 터질 듯 화끈한 사운드를 골격으로 하면서 서정과 비애의 순간을 성의 있게 다루는 앨범의 전반적인 인상은 [Definitely Maybe](1994)부터 [Dig Out Your Soul](2008)까지 오아시스가 변함없이 추구하던 상반의 미학이기도 했다. 리암은 이 같은 사운드의 특징을 설명할 때 다른 표현을 쓰고 싶어한다. 오아시스가 했던 것이라기보다는, 오아시스에서 그가 꿈꾸고 주장했던 바를 제대로 실현하는 작업이었다는 것이다. "비디 아이의 음악은 오아시스의 초기 음악에 가깝다. 일찍 만들어 놓았지만 앨범에 실리지 못했던 노래들, 어쩔 수 없이 비사이드로 빠져야 했던 아까운 노래들을 복원하는 작업에 가깝다." 그도 송라이터였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포션이 늘기는 했지만, 대의를 이유로 크게 자신을 어필하지 못했던 불운한 송라이터였다. 과거를 소환하는 비디 아이의 어떤 노래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의 자질을 일깨운다. 돌이켜보니 그는 노엘에 준하는 작곡가였던 것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는 과거를 벗어나고 필요에 따라 과거를 취한 비디 아이의 결과물은, 리암이 오아시스 시절 경험했던 눈부신 전성기의 복구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다. 제약이 덜하고 분쟁이 줄어든 자유롭고 민주적인 환경에서, 진짜로 하고 싶었던 작업을 제 손으로 마무리하고,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드러내는 일에 가깝다. 아울러 전반적인 녹음과 믹싱이 거의 원샷으로 이루어졌다"고, "리암, 앤디, 겜 모두 각각 개인적인 성향의 노래를 만들었지만 그것은 개인의 노래가 아니라 우리의 노래였다"고 회고한다.